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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거시 세계의 흐름 속에서 세상의 중심이 나라고 착각하는 미시 세계가 서서히 죽어간다고 생각하니 서글퍼졌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롤]처럼, 죽음을 생생하게 자각하고 느껴야만 삶에 대한 충만한 의욕이 생기는 것일까?
늘 꿈꾸고 그려왔던 이상적인 '나'가 결국은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걸 인정하기가 죽기보다 어렵다.
인생은 하루하루 견뎌내고 그저 주어진 시간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일뿐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특별한 사람, 인류에 기여하는 위대한 한 사람이 될 것이라 믿어왔던 지난날들이 의미없이 부서진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죽음 직전에야 삶을 목도했고, 이후 장편소설 글쓰기에 몰두할 수 있었다.
나도 그럴 수 있을까?
아니면, 그냥 흘러가는 대로 주어진 대로 자연스러운 '내'가 되어 작은 한 귀퉁이에서라도 나의 삶을 온전히 살아갈 수 있을까?
삶에서 죽음으로의 이행이 아니라,
죽음에서 삶으로의 멋진 결말을 맞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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