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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비정상의 정상화

JGH 2017. 3. 18. 23:00

인간은 태어나 가족에게서 삶을 배우고, 주어진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우정을 쌓으며, 사랑도 하고, 결혼을 하며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자신들의 아이를 낳는 것도 지켜보며 순리대로 늙어간다.

 

인간이란 제각기 다른 법인데, 큰 틀에선 모두 비슷한 길을 걷는 것이다,

사회와 제도가 만들어놓은 시스템 하에서.

 

그런 것들에 적응하기 어려운 경계에 서 있는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이 삶에 대처해야 할까?

 

 

사토 타케루와 미야자키 아오이가 출연한 <어느날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은 일본 영화 특유의 차분한 톤으로 삶의 모든 순간들을 긍정한다.

아무 의미 없이 죽음에 이르게 되는 순간일지라도, 죽음 이전의 삶은 타인과 외부세계에 분명한 영향을 미친 나의 행위인 것이다.

 

단지 우등과 열등을 경계짓는 생각이 개별 주체들을 힘들게 한다.

그러나 세상엔 분명히 가진 자와 못가진 자, 정상과 비정상이 존재하며 사람들은 은연중에 후자를 차별한다.

 

아직도 정상이 되기 위한 길은 요원하고, 실은 죽을 때까지 그런 날이 찾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

발버둥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할까? 아니면 순응하고 살아가야 할까?

점진적인 노력과 성장은 신기루에 불과한가?

 

나는 아마 꽤 오래 이 문제를 고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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