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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아웃 오브 아프리카

JGH 2023. 2. 13. 14:03

https://tenor.com/ko/view/out-of-africa-gura-falls-waterfall-africa-gyspy-moth-gif-21680826

 

 

오프닝 크레딧 몽타주 시퀀스에서부터 보이듯이 말 그대로 '할리우드 대서사시'의 스케일을 가진 영화다.

요즘은 보기 어려운 이런 덩치 큰 감성을 느껴보고 싶다면 20세기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수상작들을 골라 보면 된다. <벤허>, <아라비아의 로렌스> 부터 <늑대와 춤을>, <잉글리쉬 페이션트>, <타이타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와 장르의 영화들이 포진해 있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여성 주인공 서사'다. 자기 소설을 써내는 작가의 이야기이자 운명적인 사랑을 이루지 못한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부분적으로는 반가부장제, 반제국주의의 시선이 엿보이기도 한다.

형식적으로는 '큰' 편집과 촬영이 돋보이는 영화이기도 하다. 서사시 영화에 어울리는 편집 스타일(큰 동작·큰 소리들에서 자르고 큰 행동으로 다시 이어붙이는 식의)이 주를 이루는데, 이는 잔잔한(느린) 템포와 여백(휴지부)을 남겨두는 편집이 특징인 예술영화와 상반된다. 또한 3~40년대 고전 흑백 멜로드라마 느낌의 매트 페인팅, 서부극 느낌의 익스트림 와이드 숏, 탁 트인 광활한 대지를 훑는 항공 촬영등이 훌륭하다.

 

영화에는 단점도 적지 않은데, 지금 시점에서 보면 2시간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썸타는 중년 커플이 서로 간만 보는 (밀당하는)' 지루한 영화로도 해석 가능하다. 원작 소설이 존재하고 문학이 주 소재로 등장하다 보니 비주얼의 스케일과는 별개로 영화가 꽤 산문적인 편이기도 하다.

아프리카 오지의 학교 설립과 운영 모습을 통해 선한 계몽주의를 드러내지만, 영화 전체적으로는 오리엔탈리즘과 탈식민주의의 아슬아슬한 경계 위에 걸쳐 있는 듯한 인상이다.

백인 중심의 할리우드 산업은 항상 첨단의 진보를 표방하면서도, 서사의 곳곳에 자신들의 DNA에 이미 깊이 각인된 보수주의·우월감을 내재하고 있다. 다양성과 다문화가 점점 중시되고 있는 21세기에는 이런 색채가 점점 얕아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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