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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낙원의 밤

JGH 2023. 2. 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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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의 밤>은 세간의 혹평과 달리 느와르를 만드는 요소 몇 가지를 잘 구현한 영화다. 화면 채도(푸른 어둠), 연기(과묵함), 액션(절제와 잔혹함의 균형)등 분위기와 비주얼의 측면에서 이전의 한국영화와는 다른 결이 엿보인다.

부제인 '제주도 푸른 밤'에 걸맞게, 대한민국의 땅이면서 동시에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제주도의 느낌도 잘 담아냈다.

 

하지만 동시에 '한국영화 특유의 단점들'도 명확한 영화다. 

감독 박훈정은 각자의 이익이 충돌하는 세 집단 이상의 암투를 플롯 안에 즐겨 설정하는데, 구도가 너무 도식적이거나 뻔한 느낌이 많다. '설정-이야기의 진행-반전'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는 늘 흥미롭지만, 관객을 설득하는 '정서'는 약간씩 결여되어 있다. (너무 폭력적이거나 스타일에 치중하거나 개연성이 약해서) 여기에 더해서 한국식 코미디가 리듬을 해치는 감이 있고 전체적으로 인물들의 말이 너무 많다. 마이사(차승원 분) 캐릭터 자체의 식상함과 약간 겉도는 연기톤도 어색함에 일조한다.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어 보이는 결말의 학살씬은 감독의 전작 <VIP>의 전복 혹은 대척점으로 보이기도 한다. 순간적으로 주인공이 교체(태구에서 재연으로)되며 영화의 톤이 흥미로워진다.

한국 상업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독특하교 오묘한 매력의 남녀 주인공의 모습은 기억해 둘 만 하다. 특히 첫 상업영화 주연을 맡은 배우 '전여빈'은 시니컬하면서도 아름다운 특유의 매력으로 영화의 무드 형성에 일조한다. 

느와르·로맨스·하드고어에 제주도의 멜랑콜리한 질감까지 합쳐진 잘 만든 괴작으로 기억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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