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FILM

천국보다 낯선

JGH 2017. 4. 16. 22:17

© 1984 - Samuel Goldwyn Company

 

 

 

흑백 정사진의 독립영화화.

원씬 원숏의 색다른 형식으로 미국 내 언더그라운더들의 삶을 그냥 '전시'한다.

카메라 무빙 없이 장편 독립영화를 구성하는 좋은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는, 비슷한 시기에 데뷔하고 메인스트림으로 뻗어나간 구스 반 산트가 하층 계급을 보여주는 것과는 다른 방법론을 취한다.

짐 자무쉬는 일상에서 다른 리듬을 뽑아내는 법을 감각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영화 역시 어떻게 보면 겉멋으로 가득찬 유형의 데뷔작인데, 특유의 에너지(허무개그의 대사에 기반한)가 있다. 아무리 영화의 내용이 흡인력 없어도 에너지가 있다는 그 자체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주말 종로의 시네마테크에서

여러 국적을 가진 (아마도 젊은) 관객들의 입에서 시종일관 터져나오는 웃음소리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세 명의 하잘 것 없는 이민자 출신 캐릭터들이 헤어지고 만나고 할머니에게 가고 돈을 벌려고 요행수를 부리고 아무 의미 없이 남쪽으로 여행가는 게 고작인 영화의 스토리'에서 관객들은 무엇을 발견한걸까.

 

이 영화가 다른 짐 자무쉬의 작품들과 함께 항상 인구에 회자되는 이유는 뭘까.

어쩌면 우리 모두의 젊음은 하잘 것 없기 때문에, 그래서 어쩌면 아무 의미도 없을 수 있기 때문에.

바로 그런 현상을 가장 잘 스크린에 담아낸 데카당스-무비여서가 아닌가 싶다.

 

지나고 나서 다시 보면 결국 얼굴 붉어지는 '코미디'가,

 우리네 20대·젊음·청춘이 아니던가?

 

 

 

'FIL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이라 (2017)  (0) 2017.06.11
에이리언: 커버넌트  (0) 2017.05.21
밴드웨건  (0) 2017.04.16
야수는 죽어야 한다  (0) 2017.04.06
세상에서고양이가사라진다면 & 트와일라잇사사라사야  (0) 2017.04.0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