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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에게 있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도구(매체)를 선택하는 건 매우 중요한 문제다. <옥자>가 작품 내적인 부분이 아니라, 유통 경로로 인해 더 많은 이야깃거리를 양산하고 있는건 안타깝다.
사실 지금, 현재-동시대 관객들은 영화를 굳이 큰 스크린으로만 소비하지는 않는다.
TV(비디오, DVD)는 고사하고 PC나 스마트폰 화면으로도 영화는 관객들에게 충분히 전달된다.
화면의 크기가 작아졌다고 해서 그 영화의 가치가 훼손되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한 영화를 이루는 리듬, 정서, 주제 같은 것들이 상실될 일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인된 씨네필이자 가장 영리한 감독인 봉준호가 충분히 예상되는 영화 밖 논란을 의식하지 못하고 욕심을 부린 건 좀 안타깝다.
넷플릭스식 온라인 상영에 올-인하거나, 굳이 극장 개봉을 고집하겠다면 다른 투자처를 어떻게든 찾아야 했다.
<옥자>는 12세 관람가 책정에서 말해주듯, 그동안의 봉준호 영화 중 가장 선하고 착한 동심의 마음을 보여준다.
날선 주제의식과 사회성(자본주의, 동물의 권리)은 여전하지만
그 외피를 채우는 스타일은 할리우드식으로 깔끔하고 단정하다.
반대로 이런 면 때문에 그동안의 봉준호 영화들의 독특한 미학이 반감되는 측면은 있는 것 같다. ('삑사리'의 미학)
씨네21에서 말하듯이 국내를 벗어난 영화 배경의 지정학적 변화로 인해 특유의 분위기가 많이 발현되지 못했던 것 같다.
초반부 서울 추격장면에서의 액션 리듬, 트레이드 마크인 수평 트래킹을 비롯한 카메라 무빙은 역시 발군이었다. 그와 함께하는 음악과 편집의 타이밍도, 뚜렷하게 정의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느낄 수 있는 경쾌함을 가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촬영의 거장 다리우스 콘지마저도 자신의 스타일 안으로 들여오는 솜씨가 드러났다.
그리고 <옥자>의 미덕 중 가장 큰 부분은 역시 '유머'다.
인물들 모두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며 블랙코미디를 구사한다.
한 씬 안에서, 관객의 집중력을 높이고 분위기를 고양하는 이런 식의 연출은 극의 완급조절을 함과 동시에 그 자체만의 돌출성도 가진다.
자신의 개성을 끝까지 고수하거나, 아니면 장르와 대자본에 맞춰 (긍정적인 의미에서) 타협하거나. 다음 작품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상상력이 더 많은 대중들에게 소비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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