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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착어(지방어)와 지역적 특색을 살리는 데 탁월한 이준익 감독과, 전문인·기능인 역할을 탁월하게 수행하고 변신 능력이 좋은 박정민 배우가 만나 문학과 랩과 아버지와 첫사랑과 친구들을 소재로 탄생시킨 좋은 성장 영화.
<변산>은 이준익의 인장과 장점들로 뺴곡한 영화다.
일단 <황산벌> 이후 가장 웃긴 감독의 영화로 기록될 만 하고,
특유의 말맛 코미디, 앙상블 코미디, 휴먼 코미디가 적절하게 배합된 웃음 종합 선물 세트이고,
기억할 만한 대사들도 여럿 있다. ("찌질한 새끼. 넌 정면을 안 봐. 그러면서 무슨 랩을 혀. 아버지랑 똑같은 새끼야." "값나가게 살지는 못해도 후지게 살지는 말어.")
시대와 호흡하는 이준익 특유의 정서가 묻어있기도 하다.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로 모든 캐릭터들에 입체성, 사연을 부여한다. 다른 영화라면 심각할 수 있는 상황들도 따뜻한 유머로 승화시킨다.
<동주>에 이은 문학영화이자 요즘 세대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힙합 영화이다. <님은 먼곳에>에 이어서 기성세대에 펀치를 날리는 영화기도 하다. 아들과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풀기 어려운 애증의 관계)라는 점에서 <사도>가 생각나고, 갯벌 개싸움 씬(묵은 과거와의 화해, 우정)에서는 <라디오 스타>가 떠오른다.
이준익식 살풀이, 씻김굿, 해원의 스타일을 밝게 변주한 영화. 늘 인물을 깊은 연민의 마음으로 바라보는 감독의 따뜻한 시선과 최대치로 발현된 코미디 감각의 만남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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