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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라스트 미션

JGH 2021. 4. 30. 22:15

© 2018 - Warner Bros. Pictures

 

 

삶이 끝나기 전까지 이스트우드의 영화적 정체성은 '카우보이·웨스턴 무법자 혹은 초법적 자경단'이다. 10년 전 <그랜 토리노>때와 마찬가지로, <라스트 미션>은 시대에 약간 뒤떨어진 참전용사 출신 중산층 노인이 총잡이로 변하는 드라마틱한 전개가 흥미로운 영화다.

합리적 보수주의자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기본적으로 아날로그의 가치를 신봉하는 사람이다. 작중 원예사인 '얼 스톤' 역시 인터넷과 핸드폰을 불신하며 세대 갈등을 빚는다. 반대로 자신의 일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프로페셔널하고 유머와 친화력을 지닌 사람이기도 하다. 수 틀리면 누구라도 보내버릴 수 있는 마약 갱스터들까지 친구로 만드는 인간성과 소탈함을 지녔다. 영화는 이렇게 올드 스쿨(미국 백인 보수주의자)의 양면을 다각적으로 보여준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육신 그 자체가 '영화'인 역사상 거의 유일한 배우다. 그 옛날 <석양의 무법자>, <더티 해리>에서의 찡그린 얼굴부터 이 영화의 구부정한 등까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몸은 그 자체로 스크린을 압도하는 영화적 이미지가 된다.

배우 은퇴작임을 공언한 이번 작품에서 이 위대한 거장은 '시간'(타이밍)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시간이 문제야. 다른 건 다 살 수 있지만 시간은 살 수 없더라고." "가족이 제일 중요한 거요. 일도 좋지만 그건 2순위죠."

영화속에서의 삶과 실제 삶의 시간이 거의 동시에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는 노배우의 인생에 대한 통찰은 귀담아 들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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