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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찾기 로드 무비와 다큐멘터리 만들기라는 메인 플롯과 보희의 성장, 유사 가족의 탄생이라는 서브 플롯이 적절하게 결합된 훈훈한 영화. 감독의 전작인 단편 <옆구르기>(2014)에 이어서 톡톡 튀는 연출이 곳곳에 돋보이는데, 만화적인 귀여움(과장된 음향과 조명), 코미디(보희와 형의 케미스트리), 생생한 느낌의 아이폰 촬영 영상 등이 그것이다.
아마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일반적인 한국의 청소년 영화, 성장 영화에서 보기 드문 독특한 캐릭터 '보희'의 존재일 것이다.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듯이 보희는 여성적인 성향의 (생물학적 남성) 캐릭터다. 신경성 기흉이 있으며 눈물이 많고 감성적인 아이다. (영화 볼 때, 엄마에게 남자 생겼냐고 따질 때, 누나 만났을 때, 녹양이 할머니가 죽었을 때, 쓰러진 뒤 업혔을 때 운다) 또 소심하고 섬세하다. (과도한 타인 경계, 예상 외의 음식 솜씨, 목욕탕에서 옷 벗기 주저함, 세심하게 밥 먹여주기) 반대로 보희와 짝패를 이루는 '녹양'은 시종일관 활발하고 터프하다. 이런 간단한 성별 특성 전복만으로도 영화는 참신해진다. 참고로 보희의 꿈은 "녹양이 처럼 되고 싶어요"다.
영화 내내 찾아 헤매던 아버지의 비밀을 알고 난 이후 허탈해진 보희가 결국 죽지 않은 이유는 뭘까. 나는 그 이유가 네 개의 숏으로 이뤄진 짧은 몽타주에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이 사실상 영화의 핵심이다. 보희의 한강 입수와 상상씬(아빠와의 재회) 사이에 등장하는 이 20여 초 짜리 몽타주에는 차례대로 친구(녹양), 사촌 누나의 남자친구(성욱이 형), 엄마가 나오는데, 비록 소망하던 아빠는 없더라도 함께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살아갈 수 있고 삶을 지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보희라는 한 아이가 지난한 과정을 거친 끝에 결국 프롤로그에 나왔던 '죽음의 이미지'(물)를 극복하고 유유히 강에서 헤엄칠 수(재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결국 '곁에 있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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