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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크백 마운틴>(2005) 이후로 가장 절절한 퀴어 멜로.

 

위 사진 이미지가 등장하는 모닥불 여성 모임 씬은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탁월한 촬영이 돋보인다.

이를 포함해 전체적으로 마치 그 시절 프랑스에 들어가 있는 듯한 경험을 하게 하는 로케이션, 의상, 미술 등의 프로덕션이 훌륭하다.

용기·추진력·호기심·활동력이 강한 마리안느 캐릭터, 냉소·상실감·우울·분노 등의 감정이 주로 드러나는 엘로이즈 캐릭터의 대비가 뚜렷하고 플롯이 두 캐릭터를 중심으로 설정되어 점진적으로 감정이 쌓여가는 과정으로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극의 진행을 따라가는 데 큰 무리가 없다. 프로덕션 만큼이나 절절하고 눅진한 감정의 대사들 역시 탁월하다. ("웃으려면 둘은 있어야죠." "후회하지 말고 기억해요.")

대중적이면서 동시에 예술적 시도들 또한 충만한, 소위 아트버스터 걸작이라고 부를 만한 작품.

 

본작으로 정점을 찍은 듯한 여성감독 '셀린 시아마'는 페미니즘 주제와 장르(로맨스)의 분위기를 모두 잘 연출하는 보기 드문 능력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

공교롭게도 팬데믹의 와중에 국내 개봉되어, 역설적으로 극장(영화관)이 왜 필요한지를 다시금 증명하는 21세기의 시네마.

감정의 스펙터클(클로즈업으로 대변되는)과 그 감정과 조응하는 광활한 모성-자연의 스펙터클(익스트림 롱 샷)까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창'은 역시 거대한 '스크린' 뿐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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