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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imdb.com/title/tt0062873/mediaviewer/rm1766130944
처음 와본 충무로 뮤지컬 영화제에서 야외 상영을 관람한 건 또 하나의 좋은 영화 경험이었다.
비록 작은 스크린이었지만 DDP에 모인 많은 사람들과 아름다운 뮤지컬 클래식을 감상한 그 좋은 기분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더운 날씨였지만, 상영공간은 바람이 불어 선선했기 때문에 환경도 나쁘지 않았다.
<쉘부르의 우산>(1964)으로 유명한 자크 드미 감독의 진정한 최고작은 이 총천연색 뮤지컬인 것 같다.
전작에 비해 캐럭터와 주제의 깊이는 묵직해졌고, 춤과 노래의 리듬은 더욱 환상적으로 진화되었다.
애상적인 분위기가 주를 이루던 <쉘부르의 우산>에 비해 작품의 톤도 비교적 밝고 경쾌한 편이다.
그에 맞춰 레드-블루-옐로를 주로 하는 파스텔 톤 미장센이 돋보인다.
인물들이 입은 의상, 소품들의 색깔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기면서 볼 수 있다.
대칭 구도의 화면을 지속적으로 구성하면서, 한 인물이 대사를 하는 원 샷을 잡을 때 15도 법칙을 위반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음악, 안무, 카메라 움직임(프레이밍)의 완벽한 하모니를 보여주는 걸작이다.
영화라는 매체는 곧 '영상(이미지)과 소리(사운드)의 리듬이 빚어내는 하모니'가 아니던가.
정교한 춤의 동선과 음악의 화학작용을 보는 것만으로도 몸이 들썩이게 된다.
공연이 펼쳐지는 매 씬마다 영화의 마법에 정신이 홀리는 기분좋은 황홀감을 경험 할 수 있다.
미국의 뮤지컬 레전드인 진 켈리가 프랑스 영화에서 펼치는 탭댄스 역시 빠질 수 없는 이 작품의 묘미.
세 쌍의 남녀가 엇갈리고 다시 만나는 로맨스가 주를 이루는 <로슈포르의 숙녀들>의 결말은, 일반적인 할리우드 뮤지컬처럼 해피엔딩처럼 귀결되는 것 같다.
하지만 잠깐 떨어져서 다시 복기해 보면,
뒤트루의 치정 살인 / 빌과 에티엔의 못다한 사랑(장난인지 진심인지 확신할 순 없지만) 등, 사랑의 여러 국면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 영화는 단순한 뮤지컬-로맨스가 아닌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한 통찰이 담긴 희비극으로 격상한다.
좋은 영화는 이렇게 생의 앞면과 뒷면을 모두 생각해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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