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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라라랜드 [싱얼롱 CHIMFF]

JGH 2017. 8. 6. 13:43

http://www.imdb.com/title/tt3783958/mediaviewer/rm1826096128

 

 

 

처음 이 영화를 작년 겨울 극장에서 관람했을 땐, 솔직히 좀 시큰둥했다. 세간의 호평과 기대감에 비해서 아쉬웠기 때문이다.

영화 자체의 리듬과 독창성 보다는, 고전 뮤지컬들의 장면들을 잘 섞어서 차용한 듯한 느낌이 강했다.

마틴 스콜세지의 <뉴욕, 뉴욕>을 이야기의 축으로 해서 진 켈리와 프레드 아스테어가 나오는 황금기 뮤지컬들의 화면 구성을 조합한 느낌이랄까.

그러나 제2회 충무로 뮤지컬 영화제의 DDP 야외상영에서 다시 본 이 영화는 그때보다 훨씬 좋았다.

라이브 공연팀의 무대와 함께 봐서 더 흥이 났던 걸까?

똑같은 영화라도 보는 환경이 다르면 감상의 느낌도 달라지는 것 같다.

 

 

많이들 언급하다시피 영화의 플롯은 단순하다.

두 남녀의 운명적 사랑과 이별, 꿈을 향한 도전 등.

2016, 2017년 현 시점의 관객들에게 이 영화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스타일'이다.

복고적인 느낌의 영화 톤과 뮤지컬 넘버들이 최근에 나오는 여타 상업영화들과 궤를 달리하는 것이다.

그 자체로 영화는 낭만적인 사랑과 꿈에 대해서 표현한다.

그리고 낭만은 곧 환상적인 아름다움이다.

아름다운 것을 싫어하는 관객은 없다.

그리고 극 중 미아는 결국 배우로서의 성공을 이뤄낸다.

높은 곳을 보며 달려가는 이 시대 모든 젊은이들의 꿈을 대리만족시켜주는 것처럼.

 

감독 데이미언 셔젤은 전작 <위플래쉬>처럼 이번에도 주인공의 사랑을 완성시키지 않는다. (밝고 유쾌해 보이는 로버트 저메키스의 영화도 늘 그렇다)

이것이 고전 뮤지컬들과의 차이점인데, 마지막 상상 시퀀스에서의 표현방식은 빈센트 미넬리나 스탠리 도넌의 작품들의 그것이지만 내용은 자비에 돌란의 <마미>(2014)와 일맥상통한다.

 

 

캐릭터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세바스찬과 미아의 관계구도가 역전되는 점이 흥미롭다.

처음에는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만의 재즈 음악을 고집하던 세바스찬이 나중에는 상업 밴드의 멤버가 되어 안정적인 직장을 얻게 되고 /

처음에는 LA의 여러 오디션을 전전하며 기회를 찾아다니던 미아가 나중에는 자신만의 1인 연극을 통해 진가를 인정받게 되어 꿈에 그리던 영화 톱스타가 된다.

 

그런 과정들을 지나 마지막 장면에서 둘의 시선 교환이 그토록 슬프게 느껴지는 건,

둘이 함께 공유했던 꿈과 사랑의 존재를 우리도 느끼기 때문이며, 생은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도 우리가 알기 때문이며,

실제 우리의 삶도 성공과 실패가 교차하는 아이러니라는 걸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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