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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엘리자의 내일

JGH 2017. 9. 6. 15:01

http://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150378

 

 

 

좋은 영화는 딜레마를 품고 있다.

내가 저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관객에게 고민하게 만든다.

인생은 회색지대이고 흑과 백처럼 딱 나눠떨어지는 정답이 없는 세계이며, 완전한 선인도 악인도 있을 수 없다는 진실을 알려준다.

 

영화 속 주인공인 아버지 로메오는 분명히 사회 시스템의 모순으로 이득을 취한 부정의한 인물이다.

그러나 딸의 미래를 위한 아버지의 부정이 절실히 느껴지기 때문에, 보는 사람은 불법이라는 걸 알면서도 속으로 응원하게 된다.

부정부패로 얼룩진 후진적 사회 구조안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로메오의 공허를 드러내는 화면 구도가 인상적이다. (화면 안 복도로 깊이감을 주거나 두 인물 사이를 갈라놓는 식으로)

또, 상당한 길이의 롱테이크가 계속 이어지는데 전혀 어색함이 없이 잘 연출되었다. 그럼으로써 루마니아 현실의 공기가 더 생생하게 체험된다. 호러 장르의 문법을 차용한 긴장감 형성도 눈에 띈다.

(밤중에 불안하게 흔들리면서 로메오를 따라가는 카메라)

 

 

감독 크리스티안 문주는 <4개월, 3주 그리고 2일>에 이어 다시 한 번 루마니아의 민낯을 드러낸다.

부조리하고 권위주의적인 사회 안에서 옳은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러시아의 즈비아긴체프, 이란의 파라디 같은 감독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희망적인 마지막 장면에는 문주의 의도가 명확하게 담겨 있다.

예상과는 다른 선택을 하는 딸의 모습을 통해, 어른들 말고 미래를 이끌어 갈 젊은이들이 주체적으로 자기 삶을 선택해야한다고 말한다. 그래야만 자신이 사랑하는 조국의 발전과 혁신이 가능하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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