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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8 Compass International Pictures
전설은 괜히 전설이 아니다.
온갖 아류 영화들에서 클리셰로 남발하는 그 모든 호러(슬래셔) 스킬의 '원형'이 여기 담겨 있다.
똑같은 교외 풍경이어도 거리에 인적이 없으면 자연스럽게 '공포 분위기'가 조성된다는 걸 존 카펜터는 <겟 아웃> 이전에 이미 알고 있었고, 음향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키다가 제 3의 인물을 등장시켜서 확 놀래키며 긴장을 해소시키는 트릭도 <스크림> 이전에 이미 그 효과를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살인마가 신출귀몰하기 때문에 관객은 러닝타임 내내 늘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관객의 심장을 쥐락펴락하는 법을 영화는 알고 있다.
한편으로는 영화 자체가 미국 10대들의 성 문화에 대한 반동으로도 읽힌다. 전체적으로 보수주의, 복고주의의 기운이 풍기며 여성 캐릭터의 성녀-창녀 이분법적 구분도 노골적이다. 살인의 스모킹건이 늘 여성의 나체, 성행위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더 중요한 건 영화가 미국 중산층의 무의식을 건드리는 지점이다. 낯선 침입자에 대한 공포와 더불어서 주인공 로리의 친구 애니의 경찰관 아버지를 통해 중년 남성의 관음증까지 은근 슬쩍 드러낸다. 엔딩에서의 반전(죽거나 검거되지 않는 범인-악당 '마이클 마이어스')은 이들의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불안'을 상징하는 것만 같다. 여러모로 군더더기 없고 깔끔하며, 무엇보다 충분히 오싹하고 재미있는 장르물의 마스터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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