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kmdb.or.kr/db/kor/detail/movie/K/00686/own/image#dataHashStillDetail2 '악'이 연소되는 광경을 본 적 있는가? 악이 제멋대로 세상을 농락하면서 사람들을 괴롭히는 걸 보는 것도 충분히 괴롭지만 악이 최후를 맞이하면서까지 그 본성을 잃지 않고 발악할 때, 정말로 몸서리치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일본도(刀)를 손에 쥔 채 광기에 빠진 장교로 형상화되는 '제국주의'가 불에 탈 때, 폭격으로 군인과 민간인들이 아비규환에 빠질 때, 영화는 진정한 지옥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계급의 문제 6-70년대 한국영화의 거장 김수용 감독의 말에 의하면, '김기영'의 작품은 대체로 하층 계급 여성과 상층 계급 남성의 갈등과 성적긴장을 다루고 있다. 이 작품..
나는 타자다. 타자는 영원히 알 수 없으며 나도 다른 사람에겐 타자일 뿐이다. 실제로 아무것도 없는데 자기 자신만 그걸 모르는 경우 / 뭐가 있긴 한데 아직 어떤 계기로 인해 꽃을 피우지 못한 경우 → 후자로 생각하는 게 정신건강에 유리하다. 수학의 세계가 아니라 우연이 지배하는 카오스. 마치 우디 앨런이나 코엔 형제 영화처럼.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세상은 노력만큼 결과가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다. 노력한 만큼 인정받고 대가를 얻는다는 정의의 원칙은 엄혹한 현실원칙과 늘 일치하지 않는다. 그때의 나는, 자기비하에 빠져야 할까 타인과 세상을 비난하며 다른 길을 찾아야 할까. 부합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라면 다른 곳이라고 해결될 수 있을까. 현실을 감각하고 재현할 줄 모르는 내가 어떻게 창작을 하겠는가...
어차피 세상은 천동설. 객관적으로 보면 지동설이지만 어딜가나 마찬가지.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예술분야는 더할테고. 한때 힐링과 위로는 순진한 감상주의라고 여기던 시절이 있었지만 그건 죽지 않기 위한 우리의 균형 회복 노력이라고 생각을 고치게 되었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무게추 잡고 중심을 유지하는 건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 나를 하찮게 보는 세상에 대해 초연해지기? 중심만 잡고 계속 정진하다 보면 원하는 결과에 이를 수 있을거라 믿기 때문에. 세월은 흘러가고 지금 이 순간 대학 시절도 한때의 인생 구간으로 남게 되겠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 안에서 우리가 꾸었던 꿈이고 찰나의 행복(진실한 감정)이다. 그것이 자양분이 되어 무럭무럭 우리를 정신적으로 자라게 할테니까. 나는 모른다. 아무것도 모를지도 모..
http://www.imdb.com/title/tt0101985/mediaviewer/rm2798342400 * 엘비스 프레슬리의 곡이 소재로 등장하지만, 엔딩 타이틀이 올라가는 동안 딱딱한 라디오 뉴스만이 검은 화면 위에 들리는 위대한 영화. * 같은 롱테이크지만 허우 샤오시엔(분위기를 그리는)보다는 상황과 행위에 더 집중. 더 냉정하고 더 실험적. 제목은 완전한 반어. 아련한 햇살같은 화면에 깃든 시대의 어두운 공기가 진짜. * 순수가 사라진 세계에 대한 거대한 은유(변하지 않는 인간의 부조리, 이념). '진짜'와 자연스러움을 알지 못하는 영화매체의 본질에 대한 고뇌에 찬 응답. * 인간을 짓밟는 반공 국가주의 교육의 폐해(). * 클로즈 업, 일반적인 쇼트 연결에서 탈피하며 주제와 이야기를 전달하는..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85922 "내가 찾은 팩트는 바로 나다!" 한국 사회가 낳은 작은 괴물이 스스로를 각성하는 영화. (단점이 될 수도 있는)조악함이 특징인 블랙코미디-사회극. '명계남'이 수구 꼴통 가스통 할배를 연기하는 건 아이러니의 묘미가 있고(자기 신념에 가득찬 종로에서의 연설이 특히 인상적), 구교환은 온몸으로 생생하게 루저 캐릭터를 표현한다. 배우 자체의 불균질함(중성적 외모와 목소리)이 영화의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진다. 대한민국이 지닌 병리적 증세를 가감없이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볼 가치는 충분하다. (어떤 이에겐 영화라는 거울을 통해 자기 스스로를 되돌아 보는 좋은 경험을 제공해 줄 것이다)
http://www.imdb.com/title/tt5607714/mediaviewer/rm2835687168 로맨틱 코미디도 아니고 사회물도 아니고 판타지도 아닌 독특한 리듬의 영화. 생경하지만 두 시간동안 몸과 마음을 내맡기면 영혼이 고양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외적인 스타일도 훌륭하지만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두 캐릭터들 사이 감정의 교류다. 단 1그램의 감정도 드러내지 않는 '마리어'라는 캐릭터는 독특하다. 일견 도도하고 차가운 전문직 여성이지만(가축 도살 공장에서, 말 그대로 눈 한 번 깜박이지 않는), 늘 타인과 세계를 강박적으로 의식하는 내성적인 성향의 소유자다. 마리어가 혼자 집에 있는 식탁에 앉아 조미료 통을 활용해 가상의 대화를 하는 두어 개의 씬은 존재의 외로움, 타인과 소..
http://www.imdb.com/title/tt5308322/mediaviewer/rm1435258880 21세기 장르 영화의 화두는 포스트 모던·융합·하이브리드다.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통섭'의 분위기에 맞춰서 영화 매체 역시 적극적인 장르의 혼합을 시도한다. 이 영화는 슬래셔 호러의 틀 안에 액션-스릴러, 성장드라마, 틴로맨스, 코미디 까지 적절히 녹아들어가 있다. 최근에 / 등 독창적인 호러 영화를 선보이고 있는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은 에서도 클리셰에 안주하지 않는 내용 전개를 통해 새로운 느낌을 선사한다. 요약하자면 의 짜릿함과 [크리스마스 캐롤]의 스크루지 성장담을 섞어놓은 영화다. 여대생 주인공은 연약한 피해자의 위치에만 머물지 않고 사건 해결 과정을 통해 주체적 개인으로 거..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50652&yy=2017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계의 인상을 자기만의 프리즘을 통해 표현한 거장 반 고흐. 는 그의 마지막 한 시기를 인상주의적인 형식으로 담아낸 수작이다. 영화는 백여명의 화가들이 참여해서 완성한 '세계 최초의 유화 애니메이션'답게 독특한 질감을 보여준다. 캔버스(스크린)가 시종일관 일렁거리면서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 같은 황홀한 비주얼이 내내 펼쳐진다. 비주얼 스타일만 고흐를 차용한 게 아니라 이야기 구조도 마찬가지다. 한 가지로 정의내릴 수 없는 복잡다단한 그의 삶과 관계를 추적하는 '미스테리 플롯 구조'를 취하고 있다. (오손 웰즈의 처럼) 주변인들의 진술에 따라 여러 모습이 버무려진 ..
http://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161242 가장 순수하게 영화적 쾌감을 줄 수 있는 장르는 역시 '액션'혹은 범죄 액션이다. 분절되어 빠르게 연속되는 화면의 역동성과 소리의 타격감이 리듬을 형성하고 관객을 소위 쫄깃하게 만든다. 이 영화의 독특한 지점은 캐스팅 자체에 있는데, '마동석'을 내세움으로써 유사 슈퍼히어로-수사극이라는 신 장르를 개척한다. 몇달 전 개봉해서 흥행한 과 장르적으로 비슷해 보이지만, 코미디보다는 사회극으로서의 성격이 더 강하다. (연쇄살인마가 나오는 수사극) 또한 , 처럼 액션 버디무비로써의 시원함을 크게 선사하기도 한다. 보통사람과 진배없는 친근함을 가진 형사가 국가와 사회시스템의 무능력을 대신해 정의를 심판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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